
유럽의 겨울은 그 자체로 예술입니다. 하얀 눈이 덮인 도시의 거리, 크리스마스 마켓의 따뜻한 불빛, 그리고 따끈한 글뤼바인 한 잔이 주는 여유. 이번 글에서는 실제로 다녀온 오스트리아, 체코, 독일 세 나라의 겨울여행기를 중심으로, 눈 덮인 유럽의 낭만과 매력을 소개합니다. 각 도시의 분위기, 추천 명소, 그리고 겨울철 여행 팁까지 모두 담았습니다.
오스트리아 – 설원의 낭만이 흐르는 도시, 잘츠부르크
오스트리아의 겨울은 동화 속 장면과도 같습니다. 특히 잘츠부르크(Salzburg)는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눈 내리는 유럽의 고전적 정취를 가장 잘 느낄 수 있는 도시입니다. 12월 초 방문했을 때, 구시가지에는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려 있었습니다. 따뜻한 글뤼바인(Glühwein, 향신료 와인)과 갓 구운 프레첼 향이 골목마다 퍼지고, 눈송이가 은은하게 내려앉은 성당의 첨탑은 그야말로 장관이었습니다. 잘츠부르크 요새에서 내려다본 도시 전경은 겨울 유럽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강을 따라 펼쳐진 고풍스러운 건물들과 눈 덮인 지붕, 그리고 저녁 무렵 울려 퍼지는 종소리가 어우러져 마치 클래식 영화 속에 들어온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또한, 잘츠캄머구트(Salzkammergut) 지역은 눈 덮인 호수와 산이 어우러진 오스트리아의 대표 겨울 휴양지로, 스키와 썰매 등 겨울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좋습니다. 눈 위를 걷다 보면, 오스트리아의 겨울이 왜 ‘유럽 여행의 절정’이라 불리는지 실감하게 됩니다.
체코 – 프라하의 눈 내리는 저녁, 감성의 절정
유럽의 겨울을 이야기할 때 체코 프라하(Prague)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저는 1월 초 프라하를 찾았는데, 하얗게 덮인 카를교와 보헤미안 건축물이 만들어내는 풍경이 정말 인상적이었습니다. 프라하는 겨울에 더욱 빛이 납니다. 눈 내리는 구시가지 광장에서는 거대한 트리와 함께 크리스마스 마켓이 이어지고, 따뜻한 체코식 굴라쉬(Goulash)와 트델니크(Trdelník, 굽는 달콤한 빵)의 향기가 거리를 채웁니다. 특히 프라하 성에서 내려다본 야경은 유럽 어느 도시보다도 낭만적입니다. 눈 위에 반사된 조명빛이 도시를 은은하게 감싸며, 블타바 강 위의 다리마다 노란 불빛이 반짝입니다. 그 장면은 단 한 장의 사진으로 담기 어려운 감동이었죠. 겨울철 프라하는 낮이 짧기 때문에 일정을 조금 여유롭게 잡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영하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프라하의 따뜻한 분위기는 추위를 잊게 만들 만큼 매력적입니다.
독일 – 눈 속의 크리스마스 마켓 천국, 뮌헨과 로텐부르크
독일의 겨울은 크리스마스 시즌과 함께 시작됩니다. 뮌헨(München)의 마리엔광장은 11월 말부터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붐비며, 도시 전체가 반짝이는 조명으로 물듭니다. 따뜻한 핫초콜릿을 들고 구운 소시지를 먹으며 광장을 걷는 그 순간이야말로 겨울 유럽의 정취 그 자체였습니다. 하지만 독일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은 바로 로텐부르크(Rothenburg ob der Tauber)였습니다. 이 도시는 중세시대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소도시로, 눈 내린 거리와 오래된 목조 건물이 어우러져 마치 크리스마스 카드 속 한 장면처럼 느껴졌습니다. 로텐부르크의 명물인 카테볼트(Käthe Wohlfahrt) 크리스마스 박물관에서는 1년 내내 크리스마스 장식을 전시하고 판매합니다. 겨울철에는 이곳을 찾는 여행자들이 몰려 따뜻한 분위기로 가득합니다. 또한, 독일의 겨울 여행에서는 기차 이동이 큰 즐거움 중 하나입니다. 눈 덮인 들판과 시골 마을을 지나며 창밖으로 펼쳐지는 풍경은 그 자체로 감동적입니다. 유럽식 겨울 낭만의 정점을 느끼고 싶다면, 독일의 소도시 여행을 꼭 추천드립니다.
오스트리아의 설원, 체코의 감성적인 야경, 독일의 크리스마스 마켓 — 이 세 나라는 유럽 겨울여행의 정수를 담고 있습니다. 눈 덮인 거리, 따뜻한 와인 한 잔, 그리고 오래된 도시의 낭만은 일상의 피로를 녹여줍니다. 올겨울, 유럽의 눈 내리는 거리를 걸으며 진짜 겨울의 감성을 느껴보세요. 여행의 온도는 영하라도, 마음은 따뜻하게 녹아내릴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