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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다르세리베가완 여행 (황홀함, 특별한 경험, 현지생활

by dodosolsol56 2025. 9. 30.

반다르세리베가완 여행 관련 이미지

 

브루나이의 수도인 반다르세리베가완은 작은 나라의 중심지이지만, 그 속에는 화려한 이슬람 건축, 조용한 수상마을, 그리고 여유로운 일상이 공존한다. 배낭여행자의 관점에서 이 도시는 화려함과 소박함을 동시에 보여주는 이색적인 공간이었다. 본문에서는 반다르세리베가완의 대표적인 명소와 현지 체험, 그리고 여행 팁을 중심으로 생생한 후기를 공유한다.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의 황홀함

반다르세리베가완의 랜드마크이자 가장 눈길을 끄는 곳은 단연 술탄 오마르 알리 사이푸딘 모스크다. 1958년에 완공된 이 모스크는 흰 대리석 건축물과 순금 돔, 그리고 주변의 인공 호수로 둘러싸여 있어 마치 동화 속 궁전을 연상케 한다.

저녁 무렵 방문했을 때, 붉게 물든 하늘과 금빛 돔이 어우러지며 만들어낸 장관은 지금도 뚜렷이 기억난다. 배낭여행자로서 특별히 입장료 없이 외부에서 충분히 감상할 수 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었다. 내부 입장은 제한적이지만, 개방된 시간대에 맞춰 들어가면 이슬람 건축 특유의 정교한 무늬와 차분한 분위기를 체험할 수 있다.

무엇보다 인상 깊었던 점은 이곳이 단순한 관광 명소가 아니라 실제로 현지인들이 기도하고 모이는 종교적 중심지라는 점이다. 관광객은 어깨와 무릎을 가리는 복장을 착용해야 하며, 여성은 히잡이나 스카프를 제공받아 착용해야 입장할 수 있다. 현지 문화를 존중하는 태도가 필수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캄풍 아여르, 수상마을에서의 특별한 경험

반다르세리베가완의 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캄풍 아여르(Kampong Ayer), 즉 "물 위의 마을"이라 불리는 수상가옥 마을이다. 1,0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이곳은 과거 브루나이인의 전통 생활 방식을 그대로 보여준다.

나무 다리와 배로 연결된 집들은 처음에는 다소 낡아 보였지만, 가까이 다가가 보니 현대적인 전기, 수도, 학교, 심지어 경찰서까지 갖춘 자급자족형 마을이었다. 현지인 보트를 타고 수상마을을 둘러보는 투어는 배낭여행자에게도 부담 없는 비용(약 5~10달러)으로 참여할 수 있어 좋은 선택이었다.

투어 도중 현지 가정에 초대받아 마신 차와 간단한 전통 과자는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다. 마을 사람들은 여행객에게 매우 친절했으며, 아이들은 손을 흔들며 인사를 건넸다. 관광지로서의 상업적인 느낌보다는 진짜 삶의 현장을 엿볼 수 있어 더 진정성 있는 체험이 되었다.

로열 레갈리아 박물관, 술탄의 위엄을 보다

브루나이는 절대군주제가 유지되는 나라로, 술탄의 권위와 위엄은 국가 정체성과 직결된다. 이를 잘 보여주는 공간이 바로 로열 레갈리아 박물관(Royal Regalia Museum) 이다.

이곳은 입장료가 무료임에도 불구하고 규모와 전시품의 화려함에 압도된다. 술탄의 대관식 의상, 금으로 장식된 왕좌, 각국 정상에게 받은 선물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특히 금과 보석으로 장식된 전차는 왕국의 부와 권위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배낭여행자로서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단순히 화려함에 감탄하는 것을 넘어, 작은 나라임에도 석유 자원 덕분에 어떻게 이토록 부유할 수 있었는지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이 박물관은 브루나이의 정치·경제·문화적 정체성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공간이었다.

차분한 도시와 현지 생활

반다르세리베가완은 동남아 다른 수도들과는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고층 건물이 거의 없고, 교통체증이나 소음도 적었다. 배낭여행자로서는 이 소박한 분위기가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했다.

현지 음식은 말레이시아와 유사하면서도 특색이 있었다. 시장에서 맛본 "나시 카툭(Nasi Katok)"은 닭튀김과 밥, 삼발 소스로 구성된 단순한 메뉴지만, 단돈 1달러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고 맛있었다. 또한 이슬람 국가 특성상 술은 거의 판매되지 않으므로, 대신 다양한 과일 주스와 밀크티가 인기를 끌었다.

  • 교통: 대중교통이 거의 없어 이동은 주로 택시에 의존해야 한다. 배낭여행자라면 비용 절약을 위해 숙소와 주요 명소 간 이동 계획을 철저히 세우는 것이 필요하다.
  • 복장 규정: 모스크나 공공장소 방문 시 단정한 복장이 필수다. 긴 옷과 스카프 하나 정도는 꼭 챙기자.
  • 여행 일정: 도시는 크지 않아 2~3일이면 주요 명소를 모두 둘러볼 수 있다. 대신 인근 열대우림 체험이나 우루 템부롱 국립공원 투어를 결합하면 더 풍성한 여행이 된다.

아쉬운 점이라면 도시가 비교적 조용하고 상업적인 즐길거리가 많지 않아, 활기찬 분위기를 원하는 여행자에게는 다소 심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배낭여행자 입장에서는 오히려 "소박함 속의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기에 만족스러웠다.

반다르세리베가완 여행은 화려함과 소박함이 공존하는 독특한 경험이었다. 황금빛 모스크의 장엄함, 수상마을의 소박한 일상, 박물관을 통한 술탄의 위엄, 그리고 조용한 도시의 여유는 브루나이가 가진 다층적인 매력을 잘 보여주었다.

배낭여행자로서 이 도시는 크지 않아 부담 없이 탐방할 수 있었고, 저렴한 생활비와 친절한 현지인 덕분에 따뜻한 기억으로 남았다. 동남아에서 조금 색다른 여행지를 찾는 이들에게 반다르세리베가완은 분명 가치 있는 선택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