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는 한때 외국인에게 문턱이 높았던 나라였지만, 최근 몇 년간 관광을 개방하며 중동 여행자들에게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저 역시 중동의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모습을 직접 보고 싶어 사우디로 향했습니다. 이번 후기는 2025년 새롭게 달라진 여행 규정과 준비사항을 실제 체험을 통해 전해드리고자 합니다.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 제가 부딪히고 느낀 점들을 상세히 공유해드리겠습니다.
비자 발급과 입국에서 느낀 변화
출국 준비를 하며 가장 먼저 부딪힌 문제는 비자였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사우디는 관광 비자가 거의 불가능해, 출장이나 종교적 목적이 아니면 방문이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온라인 e-비자 제도가 훨씬 간편해졌더군요.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작성하고 여권 사본과 사진을 업로드했는데, 놀랍게도 하루 만에 승인 메일을 받았습니다. 예전 여행자들의 후기를 보면 비자 발급에 며칠이 걸렸다고 하던데, 이번에는 정말 ‘즉시 발급’ 수준이었습니다. 입국 심사도 예전보다 훨씬 부드러웠습니다. 다만 세관 검색이 꼼꼼했습니다. 안내문에 적혀 있던 대로 술이나 종교 관련 서적은 아예 짐에 넣지도 않았습니다. 흥미로웠던 건 올해부터 전자담배가 일부 금지 품목에 포함되었다는 점입니다. 실제로 제 앞에 서 있던 한 서양인은 전자담배 카트리지를 압수당하고 한참 설명을 듣고 있었습니다. 여행을 준비하시는 분들은 작은 물품 하나라도 현지 규정을 반드시 확인하셔야 한다는 걸 실감했습니다.
사우디의 복장과 예절, 실제로 겪은 상황
입국 전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복장이었습니다. 인터넷에는 “이제 아바야를 입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 많았지만, 막상 도착하고 보니 여전히 많은 현지 여성들은 아바야를 입고 있었습니다. 저 역시 무릎 아래까지 내려오는 원피스에 얇은 카디건을 걸쳤는데, 공항 직원과 호텔 직원 모두 자연스럽게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한 번은 제다의 시장을 구경하다가 현지 아주머니가 웃으며 “조금 더 긴 옷이 좋다”고 알려주셨습니다. 불쾌하다기보다는 친절하게 조언해준 느낌이라, 이후에는 더 보수적인 옷차림을 유지했습니다. 남자 여행자라면 반바지보다는 긴 바지를, 여성은 어깨와 무릎이 가려지는 옷을 기본으로 준비하는 게 무난합니다. 특히 모스크를 방문할 때는 복장이 엄격히 요구되는데, 저는 리야드의 대형 모스크에 들어가려다가 입구에서 검은색 긴 아바야를 빌려 입은 경험이 있습니다. 현지에서는 이를 당연하게 여기니, 예비 여행자라면 당황하지 말고 따라주시면 됩니다. 공공장소에서 애정 표현은 여전히 금기시됩니다. 저는 공항에서 외국인 커플이 서로 포옹하는 장면을 봤는데, 직원이 다가와 조용히 제지하더군요. 분위기가 어색했지만, 그만큼 문화적 예절을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몸소 느꼈습니다.
교통, 결제, 인터넷 – 여행자 입장에서 본 현실
사우디를 직접 돌아다니며 가장 크게 느낀 불편은 교통이었습니다. 리야드 시내는 워낙 넓고 대중교통망이 부족해서 대부분 우버나 카림 같은 차량 공유 서비스를 이용해야 했습니다. 다행히 앱만 설치하면 바로 이용 가능했는데, 문제는 피크타임 요금이 상당히 비싸다는 겁니다. 하루 두세 번만 이용해도 교통비가 꽤 나왔습니다. 결국 며칠 차에는 렌터카를 빌렸습니다. 오른쪽 운전석, 좌측 통행이라는 점이 한국과 달라 처음엔 긴장했지만, 도로가 넓고 차선이 잘 정리되어 있어 금방 익숙해졌습니다. 단, 교통 법규를 어기면 벌금이 어마어마하다는 점은 꼭 유념해야 합니다. 결제 방식은 생각보다 편리했습니다. 대부분의 상점과 레스토랑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했고, 현금을 쓰는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현지인들도 작은 가게에서조차 카드 단말기를 꺼내더군요. 하지만 단 한 번, 전통시장에서 소소한 기념품을 사려고 했을 때는 현금을 요구받았습니다. 여행 전 소액의 리얄을 준비해 두는 게 좋습니다. 인터넷은 생각보다 빠르고 안정적이었습니다. 공항에서 유심칩을 바로 구입했는데, 데이터 속도가 한국 못지않았습니다. 다만 특정 사이트는 접속이 제한되어 있었고, 화상 통화 앱 일부는 사용할 수 없었습니다. 현지인들도 이를 불편해했지만, VPN을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저는 주로 메시지와 지도 앱만 사용했기 때문에 크게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건강과 안전, 그리고 느낀 점
사우디의 날씨는 정말 강렬했습니다. 제가 방문한 시기는 초여름이었는데, 낮에는 기온이 40도를 웃돌았습니다. 잠깐만 걸어도 땀이 줄줄 흘러내려 물을 항상 휴대했습니다. 현지인들이 “한 시간마다 물을 마셔야 한다”고 한 말이 과장이 아니었습니다. 또한 햇볕이 워낙 강하다 보니 선크림과 선글라스는 필수였습니다. 한 가지 놀라웠던 점은 안전이었습니다. 치안이 불안할 거라 예상했지만, 실제로는 도심이 매우 정돈되어 있었고 경찰의 순찰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밤늦게도 시내를 돌아다닐 수 있었고, 현지인들이 친절하게 길을 알려주거나 대화를 건네는 모습에서 ‘여행자 친화적’이라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건강과 관련해서는 예방 접종 증명서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는 걸 처음 알았습니다. 제가 여행을 준비할 때는 말라리아 예방 접종이 특정 지역 입국 시 요구된다고 안내받았는데, 실제로는 리야드나 제다 같은 주요 도시에서는 필요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의료진이 강조한 대로 기본적인 예방접종과 상비약 준비는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여행은 제게 많은 배움을 주었습니다. 비자 발급이 간소화되고 관광이 자유로워진 덕분에 여행 준비는 수월했지만, 동시에 여전히 엄격한 종교 규정과 문화적 예절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몸소 느꼈습니다. 사우디는 단순히 관광지가 아니라, 고유의 생활 방식과 가치관을 가진 나라입니다. 여행자라면 이러한 문화를 존중하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 처음엔 긴장했지만, 현지인의 따뜻한 환대와 질서정연한 환경 덕분에 오히려 마음 편히 여행을 할 수 있었습니다. 2024년 현재, 사우디아라비아는 분명히 ‘달라진 나라’입니다. 이제는 더 이상 닫힌 공간이 아니라, 전 세계 여행자들에게 문을 열고 있는 중동의 중심지입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분들이 있다면, 제가 전한 체험담과 준비 팁이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사우디의 매력을 직접 느껴보시길 진심으로 권해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