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은 세계에서 손꼽히는 관광국으로, 매년 수많은 여행객이 방문합니다. 그러나 일본은 예절과 규칙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는 나라로, 여행 시 작은 행동 하나에도 주의가 필요합니다. 현지인에게 불쾌감을 주거나 법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행동을 피하려면, 일본 문화와 매너를 제대로 이해해야 합니다. 이번 글에서는 일본 현지인이 직접 말하는 여행 예절과 금기사항을 중심으로, 여행자라면 반드시 알아야 할 포인트를 정리했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지켜야 할 기본 예절
일본 사회는 질서와 배려를 중시하는 문화로 유명합니다. 특히 대중교통이나 거리에서의 예절은 매우 중요합니다.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이 지적받는 부분 중 하나가 지하철 및 버스 내의 소음입니다. 일본인들은 이동 중 조용히 하는 것을 기본으로 생각합니다. 전화 통화는 물론, 동행자와 큰 소리로 대화하는 것도 실례로 여겨집니다. 이어폰으로 음악을 들을 때도 소리가 새어나오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또한 일본의 대중교통 내 음식 섭취는 거의 금지에 가깝습니다. 신칸센이나 장거리 열차의 지정석에서는 도시락(에키벤)을 먹을 수 있지만, 일반 지하철이나 버스에서는 음식 냄새로 인해 불쾌감을 줄 수 있습니다. 음료를 마실 때도 조심스러워야 하며, 물이나 커피 정도를 간단히 마시는 수준이 적절합니다. 쓰레기는 개인이 챙겨서 숙소나 지정된 장소에서 버려야 합니다. 일본은 거리 쓰레기통이 적기 때문에 ‘자신의 쓰레기는 자신이 책임진다’는 의식이 기본입니다.
엘리베이터와 에스컬레이터에서도 규칙이 존재합니다. 지역마다 다르지만, 도쿄는 왼쪽에 서고 오른쪽을 비워두며, 오사카는 그 반대입니다. 급한 사람이 지나갈 수 있도록 한쪽을 비워주는 것이 기본 매너입니다. 또한 버스나 기차를 탈 때는 하차하는 사람을 먼저 기다렸다가 탑승해야 하며, 줄을 서서 질서 있게 움직이는 것이 일본인들의 공통된 행동 양식입니다.
사진 촬영 시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신사나 절 내부, 특히 제단 근처는 촬영 금지인 경우가 많습니다. 허락 없이 사진을 찍거나 삼각대를 사용하는 것은 예의에 어긋나는 행동으로 간주됩니다. 또한 사람의 얼굴이 노출되는 사진을 함부로 SNS에 올리는 것도 일본에서는 사생활 침해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촬영 전에는 반드시 “사진을 찍어도 괜찮을까요?”(しゃしんをとってもいいですか?)라고 묻는 습관을 들이세요.
식사 예절과 레스토랑에서의 금기사항
일본 여행의 즐거움 중 하나는 다양한 음식을 맛보는 것입니다. 하지만 식사 자리에서는 일본 특유의 섬세한 예절이 존재합니다. 먼저, 젓가락 사용법에 주의해야 합니다. 젓가락으로 음식을 찔러 먹거나, 젓가락 끝을 상대방에게 향하게 하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간주됩니다. 또한, 한 젓가락에서 다른 젓가락으로 음식을 옮기는 행위는 장례식에서 뼛가루를 옮기는 방식과 비슷해 금기시됩니다.
식사를 시작할 때는 “いただきます(이타다키마스)”라고 인사하고, 식사가 끝나면 “ごちそうさまでした(고치소사마데시타)”라고 감사 인사를 하는 것이 기본 예절입니다. 이 짧은 한마디가 현지인에게는 큰 존중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또한, 식사 도중 젓가락을 밥그릇에 꽂아두는 것도 장례식에서 사용하는 행위로 금기입니다. 젓가락은 젓가락 받침대(하시키레)에 올려두는 것이 올바른 방법입니다.
팁 문화도 중요한 차이점 중 하나입니다. 일본에서는 서비스료가 포함된 가격 체계가 일반적이기 때문에, 팁을 주는 것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부담을 줄 수 있습니다. 식당이나 택시에서 팁을 건네면 거절당하거나, ‘예의 없는 외국인’으로 보일 수 있으니 주의하세요. 좋은 서비스를 받았다면 “ありがとう(아리가토)”라고 미소와 함께 인사하는 것이 훨씬 자연스럽습니다.
레스토랑에서의 주문 방식도 현지 예절에 맞게 해야 합니다. 입장 시 “스미마센(すみません)”이라고 조용히 부르는 것이 예의이며, 소리를 지르거나 손을 흔드는 행동은 무례하게 여겨집니다. 또한, 일본은 식사 중 통화하는 것을 꺼리므로 급한 일이 아니면 전화를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계산 시에는 현금이나 카드를 직접 점원에게 건네기보다는, 제공된 트레이에 올려두는 것이 일반적인 방식입니다.
식사 중에는 음식에 대한 불평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일본인들은 요리에 담긴 정성과 표현을 존중하기 때문에, “짜다” “입에 안 맞는다” 같은 말은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대신 “맛있네요(おいしいです)”나 “정말 정성스럽네요” 같은 말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전하면 좋습니다.
신사·온천·숙소에서의 예절과 현지인이 말하는 금기사항
일본은 신사와 온천, 료칸(전통 숙소) 문화가 발달한 나라입니다. 하지만 각 장소에는 지켜야 할 기본적인 규칙이 있습니다. 특히 신사에서는 경건함과 존중의 태도가 중요합니다. 입구의 ‘도리이(鳥居)’ 문을 통과할 때는 중앙이 아닌 양쪽으로 걸어가야 합니다. 중앙은 신이 지나가는 길이라 여겨지기 때문입니다. 손을 씻는 장소에서는 ‘테미즈야’라 불리는 정화 절차를 따라야 합니다. 오른손으로 물을 떠 왼손을 씻고, 반대로 왼손으로 오른손을 씻은 뒤 입을 헹구는 순서가 올바른 방식입니다.
온천(温泉)에서는 위생과 배려가 가장 중요한 예절입니다. 입욕 전에 반드시 샤워를 하고 몸을 깨끗이 씻어야 하며, 수건을 물에 담그면 안 됩니다. 작은 수건은 머리 위에 올려두거나 욕탕 밖에 두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또한, 수영복 착용은 대부분 금지되어 있으며, 문신(타투)은 일부 온천에서 입장이 제한될 수 있으므로 미리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조용히 휴식을 취하는 공간이므로, 큰 소리로 대화하거나 장난치는 행위는 삼가야 합니다.
숙소 예절도 중요합니다. 일본의 료칸에서는 신발을 벗고 실내화로 갈아신는 것이 기본입니다. 방 안의 다다미 위에서는 맨발이나 양말만 허용되며, 실내화를 신고 들어가는 것은 무례한 행동으로 여겨집니다. 또한, 이불(후톤)은 잠자리 직전에 깔고 아침에는 스스로 정리하는 것이 매너입니다. 숙소 내에서는 흡연이 제한되며, 지정된 흡연구역 외에서 담배를 피우면 벌금이 부과될 수 있습니다.
현지인들은 외국인 여행자에게 조용함과 질서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일본의 도시 거리나 역은 붐비지만, 소음이 거의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따라서 목소리를 낮추고 주변 사람을 배려하는 태도만으로도 긍정적인 인상을 줄 수 있습니다. 또한, 일본에서는 팻병이나 캔을 아무 데나 버리는 것이 불법이므로 반드시 분리수거함을 이용해야 합니다. 사소한 규칙이라도 지키는 것이 ‘성숙한 여행자’의 자세입니다.
일본은 청결하고 질서정연한 나라입니다. 여행객에게 요구되는 것은 단순한 규칙 준수가 아니라, ‘타인을 배려하는 마음’입니다. 지하철 안에서의 침묵, 음식에 대한 감사 인사, 신사에서의 조용한 태도— 이 모든 것이 일본 문화의 핵심입니다. 일본 여행에서 예절을 지키면 현지인에게 존중받는 동시에 여행의 만족도도 크게 높아집니다.
작은 행동 하나가 여행의 인상을 결정합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단순한 관광이 아닌, 문화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마음으로 일본을 만나보세요. 그것이 진정한 여행자의 품격이며, 일본 현지인이 가장 바라는 태도이기도 합니다.